한국연구재단 일반공동연구사업 2019~2022
북한영화의 국제 교류·관계사: 1945~2011

  • 연구책임자

    함충범 (한양대)

연구목표 및 내용

오랫동안 서방 세계를 중심으로 ‘고립된 왕국’으로서의 북한의 이미지가 점차 고착화되어 왔다. 이에 따라 북한에 대한 연구 역시 외부 세계와 고립된 북한사회의 특수성을 규명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고 이러한 특수성을 근거로 북한사회의 붕괴를 전제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북한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국제사회의 여러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여전히 160여 국가와 수교중이라는 사실은, 국제 교류·관계를 중심으로 북한사회를 보다 다각적인 시각에서 역동적으로 고찰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본 연구 ‘북한영화의 국제 교류·관계사: 1945~2011’에서는 해방 이후 김일성, 김정일 시대를 거치며 북한이 영화를 통해 어떻게 국제사회와 교류하고 관계를 맺어 왔는지 추적하려 한다. 즉 북한영화의 국제적 교류 및 관계의 역사를 발굴하여 북한영화사 연구의 외연을 확장하는 동시에 내실을 다지고자 한다.

  • 공동연구원
    정태수(한양대), 전영선(건국대), 이현중(군산대)

  • 박사급연구원
    김보현(고려대), 임인재(한양대)

  • 연구보조원
    이준엽(한양대), 유창연(한양대), 곽신요(한국외대)

냉전 및 체제건설기(1945~1972)

이 시기 국제질서는 ‘냉전’ 체제로 재편되었으며 북한은 국가 체제 건설을 제1과제로 설정하여 영화를 비롯한 모든 문화예술을 정치권력 하에 편입시켰다. 따라서 치열한 경쟁관계를 유지해왔던 남한이 북한영화에서 어떻게 표상되었는지 고찰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다. 이에 대한 연구뿐만 아니라 월북 영화인들의 활동 역시 중요한 탐구 과제로 설정된다. 북한의 영화 산업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소련 역시 중요하다. 특히 ‘해빙기’ 당시 소련 영화들이 북한에서 어떠한 담론을 형성했는지, 모스크바 북한 영화 유학생 망명이 가져온 파장은 어떠했는지 등이 주목된다. 중국의 경우, 본 연구는 문화대혁명 이전까지의 ‘밀월기’를 중심으로 양국의 교류 상영 등을 알아보도록 한다. 미국과 일본이 ‘제국주의’의 대표로 북한 영화에서 어떻게 그려졌는지 등도 주요 탐구 과제로 설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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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탕트 및 김일성 유일체제기(1972~1994)

이 시기에는 냉전이 완화되는 데탕트의 분위기가 형성되었으며, 북한에서는 김정일이 영화계를 직접통제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남한은 이 시기 북한에서 제작된 액션 영화에서 남한이 어떻게 표상되었는지, 그리고 납북된 영화인 신상옥·최은희가 북한에서 어떠한 활동을 하였는지를 살피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다. 소련의 경우는 특히 1980년대 중반부터 이어지는 교류사업 계획서와 합작영화 제작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동유럽 지역과 북한의 활발한 영화제 교류 역시 주요 연구 과제이다. 중국은 문화대혁명을 거치며 부족한 영화 공급을 충당하기 위해 북한 영화를 수입하였다. 이에 대한 연구뿐만 아니라 북한에서의 중국영화 상영 또한 주요 연구과제이다. 이외에도 월북한 미국인들이 ‘반미’ 감정을 고양하기 위해 영화 속에서 어떠한 역할을 수행했는지, 조총련계 재일 한국인들이 북한영화사 형성에서 어떠한 역할을 수행했는지 등에 대해서도 알아보도록 한다.

탈냉전 및 김정일 집권기(1994~2011)

이 시기에는 소련의 해체와 김일성 사망의 여파로 북한 사회가 다양한 변화를 겪게 된다. 남북정상회담으로 새로운 관계를 설정하게 된 남북한의 애니메이션 합작 등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남한 영화인들의 방북과 기념행사 등을 통한 교류 사항도 주요 연구 과제이다. 러시아의 경우 모스크바국제영화제를 통한 작품 교류, 국립영화학교(VGIK) 유학생 교류 현황 등을 고찰할 필요가 있다. 북한 내에서 중국 영화는 TV 등을 통해 꾸준히 상영되었는데 이를 통해 두 국가의 외교적 관계를 가늠해볼 수 있다. 핵문제로 북한과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고 있었던 미국에서는 북한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다큐·영화 제작이 이어진다. 반면에 북한에서 꾸준하게 제작된 반미(반일) 영화 역시 주요 검토 대상이다. 이 외에도 ‘영화 상영주간’ 행사를 통한 제3세계 국가들과의 교류·관계를 알아보는 것 역시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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